백두공주와 백 장수

<흑룡을 물리친 백두공주와 백 장수> 
임정자 글 | 홍선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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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및 추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 선정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2021 문학나눔 1차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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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백두산에는 옛 선조들이 숭배하던 다양한 신들의 좌정하여 있습니다. 우리가 저 위대하고 성스러운 신들을 너무 오랫동안 잊은 채 찾지 않고 있을 뿐이죠. 임정자 작가는 이제 잊힌 신들을 불러내어 우리 민족에게 백두산이 어떤 산으로 존재했는지 상기시키려고 합니다.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판테온일 뿐만 아니라, 백두산 주변에 거주했던 동북아 여러 민족의 판테온이기도 합니다. 본풀이에 등장하는 인간 주인공이 나중에 판테온의 일원이 된 것처럼, 우리 모두가 실제로 그 웅장한 판테온의 일원이 되는 세상을 꿈꿔 봅니다. 
(최원오, 광주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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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두산 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백두산은 춥고 비가 많고 바람이 거친 곳이다. 특히 화산폭발의 기억이 강렬한 곳이라 이를 연상시키는 불을 뿜는 흑룡과 맞서며 백두산의 생명력을 회복시키려는 영웅과 신들의 이야기가 많다. 입김으로 얼음을 만드는 얼음신과 인간을 해치는 괴물새도 등장한다. 이들의 가공할 만한 힘에 맞서는 영웅신들은 옥장천 물을 마시고 고통 끝에 날개를 얻고 신력을 키워 하늘을 날며 싸우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서사가 긴장감 넘치고, 풍부하고, 웅장하다. 백두산에는 여전히 다양한 신들이 좌정하고 있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잊은 채 찾지 않고 있다. 이제는 이 기백 넘치는 신화를 읽어봄 직하지 않은가. 

2. 백두산에 좌정해 있는 여신들 
백두산하면 흔히 산신령과 백두산 호랑이를 떠올린다. 그러나 오래 전 신화를 보면 여신들이 많다. 흑룡이 백두산을 파괴할 때 두 팔 걷어 부치고 나서는 신들이 있는데, 바로 백두여신과 백두 공주다. 백두여신은 흑룡을 이기기 위해 일곱 신을 낳는다. 신을 낳는 대모신인 것이다. 이들은 내두산과 칠성봉에 머무르며 백두산을 지킨다. 흑룡과 맞설 영웅을 찾아내 옥장천으로 이끌고, 백두산 꼭대기에서 흙을 파 천지를 만들고, 파낸 흙으로 봉우리를 만들게 하는 이는 백두공주다. 백두공주는 백장수와 혼인하여 천지 속 수정궁에서 산다. 천지를 지키는 신이자 백두산 물의 신인 것이다. 더룽은 백두산 북쪽 땅에 살던 여성 영웅이다. 부족을 구하기 위해 백두산에 가서 신의 무예를 배우고, 끝내 부족을 구하고 활의 신이 되어 백두산에 머문다. 쌍칼어머니신은 다툼을 다스린 신이다. 인간 세상에 법을 만들고, 정의롭고 공평해야 함을 가르쳐 주는 신이다. 더룽과 마찬가지로 인간이었다가 백두산에서 신이 되어 인간 세상에 파견된다. 임무가 끝나면 물론 백두산에 돌아가서 좌정한다. 

3. 어린이들에게 백두산 신화를 
신화는 상상력의 원천이다.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아 이어져 온 이야기 안에는 인류의 바람과 경험과 지혜, 감정 등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신화 속 소재는 지금도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재해석되고, 다양한 창작자들의 창의적 욕망을 자극하고 있다. 불행히도 백두산은 우리의 역사 속에서 점차 덜 신성한 공간으로 의미가 축소되었고, 지금은 마음에서의 거리가 훨씬 더 멀어졌다. 그리고 백두산 신들은 차츰 잊혀 갔다. 이제는 백두산 신들을 되살려낼 때가 아닐까? 우리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신들의 이야기가 존재함을, 모든 것이 폐허가 된 세상에 생명을 가꾸어내는 신들이 있음을, 광활한 하늘에서 불을 뿜는 흑룡과 싸우는 신들이 있다는 것을, 등에서 날개가 돋고, 괴물새와 싸우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신들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과 함께 나누어 보자.